제품을 다루는 이들은 성장의 곡선을 보고 싶어한다. 우상향하는 매끄러운 선, 투자자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 팀의 피드백 채널이 축하 메시지로 가득 차는 하루가 그려진다. 그러나 더 많은 현실은 조용히 꺾이는 선으로 끝이 난다. 많은 이들이 이를 운이라고, 채널의 문제라고, 메타의 탓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곡선은 그렇게 변덕스럽지 않다. 죽음의 신호는 반복되는 패턴으로 먼저 나타나고, 이를 읽지 못한 팀은 언제나 같은 결말을 맞는다. Product Death Curve라 부를 수 있는 이 패턴은 화려한 성장의 그림자에 숨어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화면을 가르는 절벽으로 등장한다.
Clubhouse의 곡선은 불꽃처럼 솟았다. 초대장 희소성과 유명인 효과,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무대가 한순간에 설치와 DAU를 밀어올렸다. 그러나 불꽃은 루틴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세션을 끝까지 책임질 콘텐츠 품질을 유지할 회로도, 사용자가 매일 돌아올 구조적 이유도 빈약했다. 앱을 여는 행위는 이벤트였지 일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운로드는 폭발했지만 코호트는 빠르게 말랐다. 불꽃은 사건이고 사건은 반드시 꺼진다. Clubhouse가 남긴 진실은 단순하다. 버즈는 루프가 아니며, 루프가 되지 못한 버즈는 Product Death Curve로 직행한다.
BeReal의 곡선도 본질적으로 같았다. 무작위 알림은 FOMO를 자극하며 수천만 단위의 활성 사용자를 모아올렸다. 그러나 사회적 연결의 깊이를 받쳐줄 내생 루프가 충분히 자리잡지 못했고, 피로가 앞섰다. 알림 시점이 주는 놀람과 즐거움은 있었지만, 내일도 모레도 다시 열게 만드는 개인적 의미와 집단적 관성은 약했다. 특정 주차의 DAU는 반짝였지만 30일을 통과한 코호트의 두께는 얇아졌다. 알림은 불꽃일 수 있으나, 불꽃이 습관으로 응고되지 못하면 곡선은 다시 중력에 굴복한다.
무료 체험이 만드는 곡선도 비슷한 함정을 갖는다. Recurly의 구독 데이터는 체험이 길수록 좋다는 통념을 반박한다. 7일 이하의 짧은 체험에서 유료 전환이 가장 높게 관측되었고, 14일 이상으로 길어질수록 오히려 결심의 에너지가 분산됐다. 체험은 사용자를 오래 잡아두는 장치가 아니라 결제를 빨리 결심하게 만드는 장치여야 한다. ‘많이’가 아니라 ‘적시’가 답이다. 체험 종료일에 리텐션 곡선이 집단적으로 꺾이는 제품은 가치를 늦게 보여주거나 결제 장벽을 불필요하게 높여놓은 것이다.
결제 직전의 작은 글씨는 곡선을 가장 잔혹하게 꺾는다. Baymard Institute가 반복적으로 보여준 사실은 명확하다. 추가 비용의 불투명성이 장바구니 이탈의 최상위 요인이다. 배송비와 수수료가 마지막 단계에서 튀어나오는 순간, 곡선은 절벽을 그린다. 계정 생성 강제 역시 결제보다 큰 장벽으로 받아들여진다. 사용자들은 카드 번호보다 이메일과 비밀번호의 영구적 귀속을 더 싫어한다. 매월 반복되는 결제 실패가 겹치면 작은 누수 1%가 연간 두 자릿수 손실로 커진다. 이탈의 상당 비율은 설득의 문제가 아니라 회로의 문제다. 총 비용을 앞단에서 투명하게 보여주고, 게스트 구매를 허용하고, 입력 필드를 최소화하고, 실패 결제에 대한 지능형 재시도를 미리 설계해두는 팀은 같은 트래픽으로도 전혀 다른 곡선을 그린다.
축제는 곡선을 살리기도 하고 가차 없이 속이기도 한다. Sensor Tower가 기록한 블랙프라이데이 주간의 폭증은 눈부시다. 설치와 매출이 쏟아지고 대시보드가 불꽃놀이를 한다. 그러나 이벤트가 끝난 뒤 다음 달 DAU가 오히려 더 낮아지는 장면도 흔하다. AppsFlyer의 지역별 리텐션 분석도 같은 사실을 확인시킨다. 이벤트 코호트의 30일 잔존이 한 자릿수라면, 그 축제는 성장의 등불이 아니라 바닥의 구덩이다. 팀은 구덩이에 발을 디디고도 오르막이라고 믿는다. 이런 착시가 길어질수록 곡선은 더 깊게 내려앉는다.
Stickiness의 침식은 더 교묘하다. MAU는 유지되거나 늘어나는데 DAU/MAU는 서서히 하락한다. 평균을 보면 안심이 되지만 실제로는 루틴이 사라진다. Amplitude의 벤치마크는 대체로 20~30% 구간을 건강한 점유로 가늠하게 하지만, 업의 속성을 고려하지 않은 해석은 위험하다. Stickiness가 15% 이하로 내려앉는 순간을 보수적 경계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진짜 신호는 비율보다 분포에 숨어 있다. Power User Curve로 월간 활동일 히스토그램을 열면 오른쪽 꼬리, 즉 월 15일 이상 사용하는 집단이 얇아지는 장면이 드러난다. 오른쪽 꼬리가 말라가면 평균은 멀쩡해도 제품은 이미 산소를 잃는다. 곡선을 살리는 일은 평균을 올리는 일이 아니라 오른쪽 꼬리를 지키는 일이다.
알림은 불꽃을 살리는 스파크이지만 임계치를 넘는 순간 칼날로 바뀐다. Airship은 최초 90일 내 한 번 이상의 푸시를 받은 사용자가 무푸시군 대비 유지율이 세 배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Pushwoosh의 데이터는 빈도를 하루 두 번 이상으로 밀어 올리면 CTR은 급격히 하락하고 옵트아웃과 삭제율이 치솟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좋은 알림은 잦음이 아니라 맥락의 정확도로 정의된다. 맥락과 타이밍을 잃은 반복은 장기 리텐션을 스스로 갉아먹는 자해 행위다. 스파크가 칼날로 변하는 임계선을 각 제품 맥락에서 실험으로 찾지 못한다면 알림은 곡선을 살리려다 곡선을 베는 무기가 된다.
이 모든 사례는 서로 달라 보이지만 결국 같은 뿌리다. 외생 버스트를 내생 루프로 전환하지 못한 실패, 장벽과 해저드가 특정 시점에 이탈을 폭발시키는 구조적 결함, Stickiness 침식을 방치하는 태만이 Product Death Curve의 근본 원인이다. Death Curve는 나쁜 제품의 결과가 아니라 잘못된 메커니즘의 결과다. 실패의 기록이라기보다 조기 경고에 가까운 것이다.
여기까지가 죽음의 얼굴이라면, 이후는 되살리는 공학이다. 되살림은 새 기능의 화려함이 아니라 루프의 수선에서 시작된다. 가치 경험을 더 앞당겨 체험 초반에 노출하고, 총 비용을 미리 보여주어 결제 심리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게스트 구매와 간편 결제로 입력 마찰을 없앤다. 구독에서는 카드 정보 자동 갱신과 지능형 재시도로 비자발적 이탈을 줄이고, 더닝을 강요가 아닌 회복의 언어로 설계한다. 알림은 초기 90일의 점화 시퀀스와 장기 루틴의 호흡을 분리해 관리한다. 무엇보다 오른쪽 꼬리를 두껍게 만드는 루틴화 행동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맥락을 제품 흐름 속에 심는다. 보상은 자극이 아니라 결과의 접근성으로 설계한다. 사용자가 원하던 결과에 더 빨리 도달할수록 루틴은 스스로 강화된다.
정의가 곡선을 바꾼다는 사실은 언제나 선행 조건이다. Same-day와 On-or-After, 캘린더 데이와 롤링 24시간 같은 정의 차이는 같은 데이터를 전혀 다른 이야기로 만든다. 팀은 정의를 통일하고, 같은 눈금으로 코호트를 겹쳐 본다. 평균이 아니라 분포를, 숫자 하나가 아니라 숫자의 문맥을 본다. 캠페인과 기능 출시에는 반드시 주석을 남겨 원인과 결과의 연결을 보존한다. 이 최소한의 규율이 지켜질 때만 그래프는 언어가 되고, 언어는 설계가 된다.
마지막으로 리듬을 재정렬해야 한다. 습관은 평균 두 달의 느린 시간을 요구한다. 빠른 A/B는 타이밍과 마찰의 미세 조정을 담당하고, 느린 실험은 의미와 루틴의 앵커링을 담당한다. 두 리듬이 서로 잡아먹지 않도록 달력과 지표를 분리하고, 같은 질문을 같은 방식으로 매주 반복해서 묻는다. ‘이번 주 신규 코호트의 정확히 7일 이후 누적 리텐션이 같은 정의로 무엇을 말하는가’, ‘Power User Curve의 오른쪽 꼬리는 지난주보다 두꺼워졌는가’, ‘이벤트 라벨이 붙은 주간의 성장은 이벤트가 끝난 뒤에도 남아 있는가’ 같은 질문에 대답이 선명해지는 순간 곡선은 반등을 시작한다.
결국 Product Death Curve는 차트가 아니라 판결문이다. 읽지 못하는 팀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읽어내는 팀은 제품을 살린다. 성공을 만드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죽음을 조기에 감지하고 뒤집는 능력이다. 곡선은 매일 차갑게 내려가고 사용자는 매 순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좋은 팀은 곡선을 미루지 않고, 곡선을 탓하지 않고, 곡선을 끝까지 읽는다. 끝까지 읽은 팀만이 곡선을 다시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