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소팅 UX 리서치를 통한 IA 설계 방법론

앱이나 웹을 기획하다 보면 반드시 맞닥뜨리는 관문이 있다. 바로 IA 설계이다. PO는 기능과 콘텐츠의 우선순위를 판단하고, PD는 이를 시각・인터랙션으로 풀어낸다. 그러나 정작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사용자’가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왜 이 버튼은 아무도 누르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카드소팅은 이러한 질문에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대표적인 사용성 점검 방법론이다.

카드소팅은 닐슨 노먼 그룹을 비롯한 여러 UX 연구에서 권장하는 기법으로, 사용자가 정보를 어떻게 인식하고 분류하는지를 드러내는 강력한 도구다. 이는 사용자 머릿속에 존재하는 ‘멘탈 모델’을 밖으로 꺼내어, 정보 구조의 설계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게 한다. 과정은 겉보기에 단순하다. 포스트잇, 온라인 협업 툴, 스프레드시트 등에 주요 기능, 핵심 메뉴, 콘텐츠 요소를 각각 카드 한 장으로 적어 놓는다. 그리고 편향을 유도할 수 있는 용어를 배제한 채 무작위로 섞어 사용자에게 전달하고, 유사하다고 생각되는 카드끼리 묶게 한다.

이때 카드 분류 방식은 크게 열린 카드소팅과 닫힌 카드소팅으로 나뉜다. 열린 카드소팅은 사용자가 카드 그룹뿐 아니라 그룹의 이름까지 직접 정의하는 방식이다. 닫힌 카드소팅은 미리 정해진 카테고리에 카드를 분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필요에 따라 일부 카테고리는 고정하고 나머지는 사용자가 만드는 하이브리드 형태도 가능하다. 심지어 앞선 사용자의 분류 결과를 토대로 다음 사용자가 다시 분류하는 반복적 카드소팅도 있다.

카드의 수량은 사용자 피로도와 분석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 설정해야 한다. 열린 카드소팅의 경우 30~40장 정도가 적당하며, 닫힌 카드소팅은 비교적 단순하기 때문에 60~80장까지 확장 가능하다. 100장을 넘기면 사용자의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실험 전에는 프로젝트의 목적과 진행 방식을 충분히 설명하고, 분류가 시작되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오히려 사용자가 분류하며 중얼거리는 말과 망설임의 순간이 중요한 인사이트로 이어진다.

카드소팅은 다른 유저빌리티 테스트보다 더 많은 샘플 수를 요구한다. 상관관계 0.9 수준의 통계적 신뢰도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 15명이 필요하며, 0.95를 원한다면 30명, 0.98 수준까지 높이려면 60명 이상의 사용자를 테스트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15~20명 정도면 충분한 패턴이 드러난다. 분류가 끝나면 사용자가 만든 그룹과 네이밍, 고민의 흔적을 분석해 정보 구조의 우선순위와 흐름을 유추한다.

적합도 분석 단계에서는 열린 카드소팅과 닫힌 카드소팅의 접근법이 다르다. 열린 방식에서는 전체 카테고리 대비 사용자가 동일하게 분류한 카테고리의 비율을 계산한다.
카테고리 적합도 = (사용자가 분류한 카테고리 수 / 전체 카테고리 수) × 100

열린 카드소팅 적합도 계산기




닫힌 카드소팅에서는 특정 카드를 특정 카테고리에 배치한 사용자의 비율을 계산한다. 이러한 수치 분석은 질적 인사이트를 보완하며, 설계 방향의 정당성을 높인다.
카테고리 적합도 = (해당 카드를 해당 카테고리로 분류한 피실험자 수 / 전체 피실험자 수) × 100

닫힌 카드소팅 적합도 계산기




결과를 그대로 IA로 쓰는 것은 위험하다. 카드소팅은 어디까지나 탐색적 조사이며,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카테고리 간 관계도를 구성하고, 메뉴 트리와 네비게이션 구조를 구체화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덴드로그램과 유사도 행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덴드로그램은 사용자가 유사하다고 판단한 그룹을 계층적으로 표현하여, 어느 수준에서 기능이나 콘텐츠 묶음이 나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유사도 행렬은 두 카드가 같은 그룹에 등장한 빈도를 수치화하여, 기능 간 연관성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결국 IA 설계에는 절대적인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합의로 완성되는 결과물이다. 카드소팅은 그 합의를 사용자 데이터라는 객관적 근거 위에 세울 수 있게 해주는 방법론이다. 뛰어난 PO는 자신의 직관뿐 아니라 사용자 관점을 정밀하게 반영해 IA를 설계한다. 그 출발점에서 카드소팅은 단순한 테스트를 넘어, 사용자 중심 UX의 본질을 실현하는 도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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