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언제나 매력적인 행위처럼 보인다. 지표가 내려가면 기능을 고치고, 오류가 발생하면 담당자를 교체한다. 변화가 즉각적이면 더욱 기분이 좋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표면만 다루는 방식은 종종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게 만든다. 근본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조직은 시간을 쓰고, 비용을 들이며, 인력을 소모하지만, 정작 뿌리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표면의 균열만 메우다 건물 전체가 무너지는 것과 같다. 그래서 뛰어난 조직은 문제 해결보다 문제 발견에 집착한다. 이를 위한 가장 단순하고도 강력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5whys 기법이다.
서울 시내 한 병원, ‘회사원K’는 어느 날 ‘잘못된 약을 받았다’는 환자의 보이스를 접수했다. 담당 의사는 사과와 함께 약을 다시 처방했다. 처음 있는 일이라 생각했기에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뒤 동일한 불만이 또 접수되었다. 이번에는 다른 환자였다. 의사는 당황했지만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고자 처방전을 잘못 전달한 간호사를 색출해 해고했다. 내부 분위기는 잠시 진정되었고, 의사는 상황이 해결되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또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다른 간호사가 처방전을 잘못 전달했다는 신고였다.
의사는 사안을 더는 개인의 실수로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간호사들을 모두 불러모아 이유를 물었다. 간호사들은 환자 식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답했다. 의사는 환자 식별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고 더 높은 비용을 지불했다. 이제야 문제가 해결되리라 확신했다. 그러나 불만은 계속 들어왔다. 의사는 다시 간호사들을 불렀다. 이번에는 왜 식별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환자에게 식별용 손목밴드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의사는 손목밴드 착용 절차에 대한 재교육을 실시했고, 환자가 병원에 들어오는 즉시 손목밴드를 착용하도록 입구로 착용 지점을 바꿨다. 비용과 시간을 들였으니 이제는 문제의 고리가 끊겼을 것 같았다. 그러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환자에게 잘못된 처방전이 전달됐고, 보이스는 멈추지 않았다. 답답해진 의사는 다시 질문했다. 왜 분명 입구에서 전원에게 채우고 있는데도 환자에게 손목밴드가 없는지 말이다. 그제야 간호사들은 시술을 위해 손목밴드를 제거한 뒤 다시 채우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과정에 대한 프로토콜이 없었고, 재착용 지시도 내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사는 그제서야 근본 원인에 도달했다. 사건의 시작은 ‘잘못된 약 전달’이었으나, 뿌리는 ‘시술 후 손목밴드 재착용 절차 부재’였다. 그는 처음부터 이 질문을 던졌어야 했다.
잘못된 약을 받았다.
ᄂ 왜 처방전을 잘못 전달했는가?
ᄂ 왜 환자 식별이 안 됐는가?
ᄂ 왜 환자가 손목밴드를 착용하지 않았는가?
ᄂ 왜 재착용이 되지 않았는가?
ㄴ 왜 재착용 절차가 마련되지 않았는가?
이것이 5whys 기법의 본질이다. 1930년대 토요타 생산 시스템에서 시작된 이 방식은 단순한 절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직의 문제 해결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힘을 가진다. 중요한 점은 반드시 다섯 번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세 번만에 도달할 수도 있고, 일곱 번이 걸릴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매 질문이 검증된 사실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추측에 기반한 답변은 잘못된 방향으로 깊이 파고들게 만들며, 오히려 문제를 왜곡시킬 수 있다.
PO의 업무에서 5whys 기법은 특히 강력한 도구가 된다. 사용자의 불만이나 지표 하락이 발생했을 때, 표면적 현상만을 고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버튼 클릭률이 낮다고 버튼 색상을 바꾸는 것은 첫 번째 ‘왜’에 대한 대응일 뿐이다. 색상이 아니라 기능의 위치, 설명의 명확성, 관련 정책, 심지어 사용자 기대와의 불일치가 원인일 수도 있다. 따라서 PO는 질문을 거듭하며 문제의 깊이를 측정해야 한다.
이 기법의 힘은 단순함에 있다. 복잡한 분석 툴이나 대규모 데이터가 없어도, 올바른 질문과 답변만으로 원인 구조를 드러낼 수 있다. 그러나 이 단순함이 함정이 되기도 한다. 질문이 피상적이면 피상적인 답변만 얻고, 결국 표면적 조치로 돌아가게 된다. 그래서 5whys는 항상 연역적 사고와 사실 검증을 전제로 수행해야 한다.
진정한 문제 해결은 기능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고치는 것이다. 5whys 기법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프레임워크다. 문제의 뿌리를 찾는 과정에서 조직의 흐름, 프로세스의 결함, 역할과 책임의 경계, 심지어 문화적 요인까지 드러난다. 이러한 발견이 쌓이면 PO는 더 이상 단기적인 지표 개선에 매달리지 않는다. 제품의 체질을 바꾸고, 재발을 막으며, 장기적인 성장을 설계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결국 5whys 기법은 단순한 질문 기법이 아니라, 문제 해결 철학에 가깝다. 표면에서 뿌리로 향하는 여정을 끈질기게 이어갈 수 있는 사람만이 근본적 변화를 만든다. 그리고 그런 사람만이 제품과 조직을 한 단계 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